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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동대책위 성명서에 대한 일부 이견과 바램

작성자
문동섭
작성일
2004.08.23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5069
내용

문동섭 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대학도서관 디지털복제전송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많은 고심과 노력 끝에 성명서와 행동지침을 발표하였을 때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도서관계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것에 기쁘기도 하고 흥분하기도 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서 오해가 발생할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이 있어 늦은 감이 있지만 말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여섯째입니다.
여섯째,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령 제3조의 3 에 의거 '한국복사전송권관리 센터’를 유일한‘저작재산권자단체’로 볼 수는 없으며, 따라서 각 대학이 '저작재산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를 통해서 만 약정을 체결할 의무가 있는것처럼 호도하면서 자신들에게는 '감독권한’이 있고 도서관에는 '의무’가 있는 것처럼 되어 있는 편향된 약정체결은 반드시 바로 잡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각 대학이 ‘저작재산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이 물론 있습니다. 이는 이용이 필요한 저작물을 각 기관이 알아서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아서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라이센스 계약이 안 된 자료를 이용하고자할 때 기관들이 쓰는 방식이지요.

여섯째 문구를 보면 이렇게 하자는 뜻으로 비춰집니다. 만일 이렇게 하면 도서관 보상금 제도보다 더 피곤한 사태가 초래 될 것입니다.
저작권 허락이 안 된 자료들이 현재 많이 있습니다. 이 자료들이 무수히 출력되고 전송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각 도서관이 출력 전송되는 자료의 저작재산권자에게 돈을 집적 지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만일 “그럼 너희 도서관들이 알아서 지급해라” 라고 하면 그때부터 사서는 정말 무수히 많은 불법을 저질러야 되는 것이지요. 과연 저작권 문제를 알아서 해결 할 만큼의 역량이 되는 도서관들이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이런 논리보다는 전송센터가 마음에 안 드니(안드는 이유가 명백해야겠지요) 다른 기관으로 바꿔달라든지 아니면 문광부에서 직접 관리감독을 해라라고 요구하는 것이 더 옳을 듯 싶습니다.

그 다음 여덞째입니다.
여덟째, 저작권법은 우리나라 정보기술 환경이나 대학도서관 현실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즉, 저작권법 제28조 2항을 개정, 열람의 범위를 '도서관 등의 안’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대학 캠퍼스 내로’확장하여 궁극적으로‘안방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이용자들의 편의와 자료접근의 신속성을 생각한다면 ‘안방 서비스’가 되면 참으로 좋겠지요. 그런데 도서관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번 해보면 좀 심각해집니다. 안방 서비스가 현실화 되면 도서관은 역할이 상당부분 축소되는 것입니다. 캠퍼스 전 지역에서 국회 및 국중 자료들이 열람 출력된다면 도서관 이용자들이 상당수 줄어 들 것입니다.

가령 도서관의 일손이 모자라는 기관들은 업무량이 줄어서 좋겠지만 그나마 국회 및 국중 자료의 열람 출력이 도서관의 중요한 서비스로 자리 잡고 있는 기관에서는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안방서비스는 도서관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 외 부분들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내용이며 당연한 요구라고 보여집니다.

그리고 공대위에 바라는 점이 있습니다.

첫째, 도서관계의 잘못을 꼬투리 잡아 공격해 올 때 반박의 논리를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도서관 보상금 제도를 관련해서 대학도서관과 반대편의 입장에 있는 분들과 통화를 하면 꼭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조금만 일찍 이런 논의들이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것입니다.
좀 심하게 말해 보면 이렇습니다.
‘1년의 시간도 주었고, 그 기간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는데 그때는 조용하다가 왜 이제 와서 야단이냐’ 이겁니다.

맞는 말이고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때 너희들의 침묵은 제도를 인정한 것 아니냐?, 그 침묵의 댓가로 지금의 부당함을 겪는 것은 너희들이 자초한 일이다.’ 라고 이야기 했을 때 반박할 수 있는 논리를 세워야 할 것입니다.

둘째 제도 관련한 대학도서관의 주장을 뒷 받칠 할 만한 명확한 근거 마련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가령 국회도서관 학위논문의 출력 비중은 어느 정도인지, 전자전송으로 이루어지는 상호대차의 건수는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부터 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징수될 저작료의 규모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며, 징수될 저작료보다 정산시스템 비용이 더 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논리를 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저쪽에서 ‘비판매용은 저작료 징수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하는데 그 이용량이 어느정도 되는냐?’라고 질문했을 시 대학도서관 쪽에서는 ‘이만큼 된다’라고 제시해주면서 사회적으로 무료와 봉사의 인식이 강한 도서관에서 비판매용자료까지 돈을 받으면 이용자들의 상당한 거부감이 일 것이며 도서관과 이용자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들은 향후 저작료의 재조정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를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일부 규모가 큰 대학도서관의 상황과 논리에 맞춰 제도를 해석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공대위의 구성을 보면 4년제 대학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칫 전문대학, 공공도서관, 전문도서관 등의 상황과 여건은 고려되지 않은 채 규모가 큰 4년제의 상황에 맞게 대책과 요구사항이 세워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지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자관의 일과 공대위 일로 이중으로 힘드시겠지만 제도 개선과 도서관 발전을 위해 끝까지 열의를 갖고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현장 사서들의 여론에 밀려 만들어진 전시용 공동대책위가 아닌 명실상부한 공동대책위로 기능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족 : 현장사서들도 음으로 양으로 많은 관심과 도움을 줘야 할 것입니다.

200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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